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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자의 일상18

부부싸움 싸움은 항상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된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지 라는 생각뿐 의자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바닥에 떨어뜨린 거 어차피 더러운 바닥에 부스러기 떨어진 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강박이 있는 남편에게는 엄청나게 큰 일이었나 보다. 아니 어차피 거실 청소기 밀어야 한다고. 남편은 이해가 안 된다는 눈으로 날 쳐다보고 왜 그렇게 한 거냐고 물었지만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별생각 없이 한 거니까. 난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그런 사람이니까 의자에 부스러기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바닥에 털어버린 것이다. 남편은 나 때문에 청소를 다시 해야 한다고 그러나 이미 거실 바닥은 더러웠다. 내 기준에서 얘기지만 어쨌든 다른 부부들은 모르겠지만 우린 이런 사소한 걸로 싸우고 다툰다. 생각해 보니 웃기네 그걸로 싸우.. 2024. 3. 15.
육아하며 늘어난 인간관계,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개인적으로 인간관계가 좁은 편이다.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약간의 회피성향 역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요즘 육아를 하며 만난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번씩 만날 때마다 즐겁고 재밌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나는 나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사람이다. 현재 육아와 풀타임 잡을 병행하고 있는데 엄마들을 만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나는 운전도 못하는 뚜벅이. 아기를 데리고 마음대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엄마들이랑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런 마음이 커질수록 워킹맘의 마음은 초조해지고 불안해진다. 누구나 어디에 속하는 것이 편하지 거기서 벗어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벗어나고 싶은 것은 아니고 적당히 유지하.. 2024. 2. 8.
엄마의 날 mothers day 캐나다에는 엄마의 날이 있다. 한국은 어버이날이라고 엄마 아빠를 같이 묶어서 축하하지만 여긴 각각 따로다. 엄마라는 이름이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와닿는다. 내가 정말 엄마가 되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 때는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 속에 느껴지기도 한다. 뭉클하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잘 커주는 아기가 너무 고맙고 감격스럽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듯 네가 잘 자라는 것도 절대 당연한 게 아니라 무진장 감사한 일이다. 건강하게 아프지 않고 자라주는 것 밥을 많이 먹지 않아도 엄마라도 많이 불러주지 않아도 아는 단어가 많이 없어도 걷다가 자주 넘어지기도 하지만 우리 딸은 존재 자체로 내게 순수한 기쁨이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이 이렇게 내게 흐뭇한 일인지 예전엔 몰랐지 핸드폰만 하던 시절엔 자기 전 .. 2023. 5. 19.
뒷담화 참고로 나는 사람을 "대놓고" 손절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티가 안 나게 조심스럽게, 그 사람이 날 잊어갈 때쯤 은근히 발을 빼는 식이다. 손절을 한 사람이 다시 연락을 해와도 보통은 받아준다. 다만 좀 덜 호의적일 뿐이다. 그렇지만 상대가 그걸 알아차릴리는 만무하다. 나는 원래 사람에게 엄청 호의적이라 오해를 사기도 한다. 마치 강아지가 주인을 반기듯이. 난 오래전부터 내가 전생에 개가 아니었을까 의심하고 있다. 나는 어쩌면 눈치가 없게 보일 수도 있다. 잰 자존심도 없나? 할 수도 있다. 나는 그런 면에서 상당히 뻔뻔한 편이고 내가 차였으면 차였지 누구를 차고는 못 견딜 사람이다. 속으로 나는 저 사람의 이런 면이 싫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저런 면은 좋다.라고 생각해서 누굴 싫어하기도 힘든 성격이다. .. 2023. 2. 22.
이태원 압사사고를 보며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진국와 후진국의 차이 선진국은 피해자들에게 잘못을 돌리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발전했어도 의식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이다. 시스템의 잘못이고 신고를 수차례 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경찰이 문제지. 왜 놀러나간 사람들이 욕을 먹어야 하는지. 심지어 피해자들이 다 놀러나간 것도 아닌데.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경찰 경찰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국가 시스템이 없어서 이렇게 된 것이다. 시민이 즐겁고 재밌게 인생을 즐길 권리는 없는 건가 내 목숨은 내가 지켜야 하나 살인이 일어날지도 모르니 집에만 있고 밤에는 나가지도 말고 술도 마시지 말고 노출이 심한 옷은 입지도 말고 인생에서 모든 사건 사고가 일어날 일들을 제외하고 살아가는게 맞는 걸까 사고는 누구한테나 일.. 2023. 1. 5.
방어 기제 / 나는 정말 특별한가?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현실적인 사람들은 자기가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 능력을 개발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등 사회에서 우월한 입장에 서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생각이 지나치게 많은 예술가 타입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일단 공부가 힘들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앉아서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야 하는데 나처럼 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부류는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성적이 안 오른다. 책상에 앉아는 있지만 머릿속으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현재에 존재하지 않고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보는 느낌이랄까. 항상 내 몸과 생각이 따로 노는 기분이었다. 어릴 적부터 생각이 많아서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난 생각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 2022. 9. 1.
산후 우울증의 실체?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물론 호르몬의 탓을 할 수 있겠지 이 모든 게 다 호르몬 때문이라고 그렇지만 그러기엔 내 마음이 여전히 불편하다. 우울증이라고 단정 짓기엔 너무 미약하지만 갑자기 터져 나오는 울음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난 사실 그렇게 울 정도로 우울하지는 않다. 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날까. “내”가 없는 삶이 무서워서? 나는 유독 책임지는 것을 어려워했다. 남편과 결혼 전 10년 동안 연애한 이유도 결혼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결심하는데 10년이 걸렸고 중간중간 헤어질 위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적응하는 게 더 힘들 것 같았고 헤어지기엔 지난 10년 간의 세월이 아쉬웠다. 그리고 어쩌면 10년의 세월이 보증된 관계였다. 헤어질 뻔했지만 헤어지지 않고 이어져 온 우리의 .. 2022. 7. 18.
다음 생애도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 하시겠습니까? 누가 뭐래도 예쓰였다.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나는 남편의 껌딱지였다. 남편이 퇴근하기만 기다리는 강아지. 꼬리를 흔들며 맞이하는 강아지. 남편이 집에 먼저 와있으면 퇴근길이 설레고 출근길에도 핸드폰으로 남편의 사진을 찾아보던 나.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 만큼 10년 연애해도 콩깍지 안 벗겨진다고 사실 콩깍지가 나중에 씌었다. 그래서 가능한 걸지도. 매 순간 소리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나 너 좋아해라고 껌딱지처럼 딱 붙어있고 귀찮아해도 다시 붙고 그랬다… 과거형이다. 역시 영원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것 결혼을 원래 믿지 않았지만 사랑은 믿었다. 불타는 건 아니어도 뜨끈뜨끈 했다. 지금은 미지근해졌다. 그렇다고 남편이 싫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육아를 하다 보니 좋아하려는 노력을 못했을 뿐이다. 그 .. 2022. 7. 14.
산후 우울증. 가만히 놔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불면증, 남편이 싫어진다. 산후 우울증이 생각보다 오래가는 느낌이다. 나는 가족력이 있어서 더 조심해야 하고 예술가(?) 뇌 때문에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서 걱정이다. 성인 ADHD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충동적인 면이 있고 감정이 주제가 안 될 때가 많다. 이전에 내가 일을 미루지 못한다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불안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며 ADHD가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한 번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들면 무조건 하고야 마는 성미. 내가 그렇다.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지금 당장 해야지 참고 있다가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갑자기 머리를 자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해야 한다. 그래서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면 무조건 당장 해야만 한다. 다시 산후우울증 이야기로 돌아와서 문.. 2022. 7. 4.
중고 물건에 대한 남편과 나의 첨예한 대립/ 성격 차이가 심한 부부 난 단도직입적으로 중고 러버이다. 캐나다와서도 Thrift store를 좋아해서 주기적으로 들르는 사람이다. 일단 새것을 사는 것보다 중고가 환경에 좋을 것 같아서이고 새것을 사서 중고로 팔 때 가격이 싸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남편은 지금의 집을 산 후로 가구 등 모든 것을 새것만 고집한다. 한 번은 내 고집으로 중고 가구를 들였다가 엄청난 후폭풍을 맛봐야 했다. 그건 이케아 화장대였는데 50불에 구매를 해서 나름 잘 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편은 갑자기 그 화장대를 미친 듯이 노려보더니 벌레가 보인다며 기겁을 했다. 내가 봤을 땐 먼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냥 밖에서 가구를 이동하며 붙은 것 같았는데 이런 가구를 집에 들일 수 없으니 버리면 안 되겠냐는 것이다. 나는 무지 .. 2022.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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