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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허무한 삶 속에서 찾은 작은 행복

by 읽고쓰는사람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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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내 삶 속에 있는 모든 것들이 복잡하고 허무하게만
느껴질 때. 예전엔 아니었는데 지금은 다 귀찮기만 하다. 착해빠진 남편.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하나 뿐인 딸. 치매에 걸린 아버지까지.
이 집안은 마치 내가 없으면 작동하지 않고 멈춰버릴 것만 같다. 텍스 시즌. 주인공은 혼자 바쁘고 남편은 그 와중에 장난을 친다. 무수히 많은 영수증들이 책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지난 일년의 증거.
지난 일년의 주인공은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책상에
쌓인 영수증이 자신의 노력을 비웃는 것 같다.
노력이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기분.

그러다 에블린은 갑자기 등장한 알파 남편에게 이상한 지시를 받게 되고 그 지시를 따르니 다른 세계로 순간이동을 하고 다른 차원에 사는 다른 에블린을 만나게 된다. 현재의 에블린이 가장 실패한 에블린이고
알파 에블린은 가장 성공한 에블린.
실패한 에블린은 다른 세상의 에블린을 동경하고
그 세계로 가고 싶어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세계로 올 수 밖에 없다. 자신과 같이 가장 실패한 딸을 위해.

인생을 사실 성공과 실패로 나누기란 힘든 일이다.
물질적, 사회적인 성공과 내면의 성공은 같이 갈 수도 있지만 공존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블린이 남편과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생겼을 수많은 다른 가능성. 남편 역시 자기와 헤어지고 ceo가 되었다. 가장 화려한 사람이 되어 둘은 만났지만 남편은
“같이 세탁소를 운영했으면 어땠을까”하며
선택하지 않은 길을 동경한다.

우리 역시 나보다 나은 삶을 동경하지만
그 삶을 사는 사람들 역시 다른 삶을 동경한다.
에에올을 보며 나는 아이가 있는 현재의 삶이
힘들고 지치지만 그래도 가치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택하지 않았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생명.
아기를 키우고 있는 지금의 나는 역시나
아기가 있는 삶을 선택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블린의 싸움은 처음엔 서로 치고 받았지만
나중엔 빌런들의 숨겨진 욕망을 충족시켜주며
평화로운 싸움을 이어간다.
에블인은 그렇게 하찮아 보였던 자신의 삶을 회복한다.
모든 삶은 하찮은 것이지만
그 속에서 웃을 수 있다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면
착한 남편, 한때는 사랑했던 그와 함께
다시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가장 화려하지 않는 나라도
내 기준에 못미치는 딸이지만
같이 노래를 부르고
장난을 치는 하루가 소중한 것임을 ❤️

육아하는 일상이 요즘 참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영화를 보며 인생이라는 게 원래 이런거구나 깨달았다.
허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채워가는 게 인생이다.
사랑을 듬뿍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아기한테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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