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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밀리의 서재 책 리뷰

by 읽고쓰는사람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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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반짝 에디션)
끊임없는 입소문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전설의 스테디셀러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가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반짝 에디션’으로 재출간 되었다. 나이에 있어서 ‘아홉’은 새로운 세대로 진입하기 직전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숫자다. 특히나 ‘스물아홉’이라는 나이는, 이제 자신의 인생에서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만 하는 서른을 코앞에 두었으며, 그렇기에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스스로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할 수밖에 없었던 아마리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공감과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물아홉 생일로부터 1년간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하야마 아마리의 자전적 에세이『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이 작품은 스물아홉의 나이에 스스로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변변한 직장도 없고, 애인에게는 버림받았으며, 못생긴 데다 73킬로그램이 넘는 외톨이였던 저자는 혼자만의 우울한 스물아홉 생일을 보내던 중 깜깜한 터널과도 같은 인생에 절망하며 자살을 결심한다. 그러나 죽을 용기마저 내지 못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며 텔레비전 화면에 무심코 시선을 던진 저자는 눈앞에 펼쳐진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고로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으리라 결심하고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다.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혼자만 힘들다는 생각에 괴로워했지만 1년의 치열한 삶을 통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하며, 죽음을 주시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갖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다.
저자
하야마 아마리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2.12.01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물아홉 생일. 많이 들어 본 책 제목이라 별 의심없이 밀리의 서재에 다운 받아서 보기 시작했다. 29세 생일을 맞아 주인공은 심하게 현타를 느낀다. 좁은 집에서 혼자 조각 케이크로 생일을 축하하는 상황.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다. 조각 케이크의 딸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주워서 먹어야지 하는데 머리카락이 붙어있는 비참한 상황. 서른이라는 나이는 가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다. 2와 3이 주는 느낌이 심하게 다르며, 20대때 생각했던 안정감이 30이 되어서도 없으면 쉽게 좌절하고 마는 것이다. 지금 서른 다섯을 훌쩍 넘긴 나는 생일이 지나면 약간의 압박을 느끼기는 해도 지금이 주는 평화와 안정을 감사히 여기는 마음이 크다. 

 

주인공 아마리는 스스로에게 시한부 인생을 내린다. 내겐 1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1년 후 나는 죽을 것이라고 다짐한 그녀는 다음 날 부터 더욱 열심히 삶을 살아간다. 끝이 있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내가 다음 날 죽는다고 생각하면 나는 오늘을 헛되이 보낼 수 없을 것이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도서관 벽에 적혀있던 글귀가 기억이 난다.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하루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란 날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육아를 하면서 힘든 순간들이 많다. 특히 매일 매일이 같다는 것이 내게 조용한 고통을 선사한다. 아기에게 규칙적인 생활을 마땅히 줘야하는 엄마. 그래서 엄마는 매일 같은 일을 하는데, 그 동일하고 지지부진한 일들이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힘들었다. 그렇지만 같다고 생각하는 하루에도 아기는 자라고 있다. 내가 매일이 같다고 여기면 같은 날이 계속 될 것이고 아기의 작은 성장을 놓칠 것이다. 알고보면 10개월 동안 아기는 살면서 뒤집고, 배밀이를 시작하고, 기어다니고, 잡고 서기까지 한다. 이 과정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가 않다.

반복 속에서도 충분히 하루는 다를 수 있다. 나는 아기랑 산책을 나가고, 따뜻한 날에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아기와 놀이 할 것을 찾다 보면 하루는 금방 지나간다.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주인공 아마리는 파견사원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그런 일을 하며 어영부영 시절을 보냈던 것이다. 나도 생각해보면 치열하게 살았던 20대가 그리울 때가 있다. 지금은 어느정도 안정이 되었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하며 나는 더 이상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지 않아졌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을 한다면 좋겠지만, 나중에 내가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강해져서 조금 혼돈의 시기이다. 그 와중에 이런 글을 읽으니 저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안정적인 것이 어쩌면 최악일지도 모른다. 

 

아마리는 시한부 인생 동안 목표를 세웠다.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가서 인생을 걸고 게임을 하는 것이다. 심장에게 오랜만에 쫄깃함을 선사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였다. 그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돈을 열심히 벌기 위해 가리지 않고 호스트, 누드모델을 하며 과로가 오기도 했다. 누드모델을 하면서 자신감이 쌓인 그녀. 아무도 그녀의 뚱뚱한 몸을 보고 비웃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떤 이는 슬프게, 기쁘게 아름답게 그려주는 것을 보며, 사람들의 시선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호스트 일을 하며 밤과 낮에 전혀 다른 캐릭터로 살아보는 것. 그것도 아마리에게 색다른 기분을 맛보게 했던 것 같다. 

 

가끔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좋다. 나이가 들수록 취향이 확고해져서 내가 좋아하는 것만 고집하기 쉬운데 그러지말고 가끔은 다른 스타일로도 꾸며보고 스스로가 정의한 나로부터 벗어나 보는 게 어떨까.

 

아마리는 아주 극단적인 방법의 자기 계발을 시작했지만 가끔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현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요즘들어 내 삶에 회의가 많이 느껴졌는데, 책을 읽으며 돌파구를 찾은 것 같아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언제든 벗어날 수 있다. 내가 그걸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일상에 조금씩 변화를 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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