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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자의 일상

결혼은 미친짓이다.

by 읽고쓰는사람 2024.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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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제도에 대해 한번 잘 생각해 보자.
아예 몰랐던 남녀가 사랑을 하고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서 한다는 결혼. 사랑이라는 게 참 고귀하고 아름 다운 것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글쎄.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말해봐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을이고 적게 사랑하는 사람이 갑이다.
조건 없는 아름다운 사랑. 신데렐라 스토리는 소설에서만 존재한다. 내가 사랑한 이유는 보듬어주고 싶어서라고 좋게 포장을 해보지만 결국은 외모가 내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냥 아름다운 것만이 아님을 기억하자. 우리는 그래서 서로를 존중하고 항상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다가 아니기에. 언제나 물릴 수 있는 사회가 아니냐.
이혼이 뭐 흠이라고. 어쩌면 용기 있는 자들만이
가지는 자유일 수도. 가끔은 스스로를 위해서 싸워야 할 시기가 온다. 그땐 그 어떤 것도 날 막을 수 없게 해야 한다. 결국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니까. 내가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내가 있기에 있는 거니까.

인간은 이기적이고 본래 자기 자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존재다. 나이가 들어가고 가치도 달라지고 내가 이십 대 때 보는 눈과 삼십 대 때의 눈도 다르다.

내가 좋아했던 점이 결혼하고 단점으로 변하기도 한다. 꼼꼼해서 나를 잘 챙겨주던 남편. 지금은 그 꼼꼼하고 섬세한 면이 나를 미치게 할 때도 많다. 성격이 비슷한 부부라면 좀 덜 싸울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보면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부부들은 갑을의 관계가 아주 명확하거나. 여자가 전업 주부인 경우, 남자가 고학력에 고소득자라던가. 그러면 보통 전업인 엄마가 육아를 좀 더 하는 것에 대해서 잘 받아들이면 이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여자 남자 성별에 상관없이 원하는 것을 서로 주고받는 관계라면
그렇겠지.




나는 신랑과 상극이라서 우리는 자주 싸우는 편이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거의 싸우지 않았다. 놀랍게도 아기가 태어난 후에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히는 중이다.

그러니까 결혼해서 잘 살 확률이 얼마나 될까. 내 말이 좀 이상적으로 들리겠지만 정말 서로 사랑을 주고받고 마음을 나누는데 희생이 없는 관계는 아주아주 드물다. 다른 두 남녀를 모아두고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함께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한 명 이상의 희생이 따른다.
모두가 완벽한 결정은 불가능하다.
아기를 낳게 되면 이제 지옥불에 내던져진다.
아기는 울고 남편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남편은 아기는 울면서 크는 거라며 자기가 편한 데로
생각하므로, 결국 우는 아기를 달래는 것은
엄마가 할 일이다.

생물학적으로 정말 불공평하다 생각하는 건
임신 후 출산까지 남자가 하는 게 없다.
입덧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임신 초기 증상들
메슥거리고 토가 나오는데 출근해야 하는 상황.
요즘은 맞벌이가 많으니 임신해서도 일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렇지만 임신 후기가 될수록 몸이 힘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여자의 스트레스는 커져만 간다.
그렇게 힘들게 아기를 출산하면, 이제 헬육아가 시작이 된다. 1명이 더 추가된 것이다. 숫자는 1이 늘었을 뿐이지만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

최우선 순위는 아기가 된다. 아기는 부부의 삶을 바꾼다. 애정표현을 할 시간도 없다. 둘 다 여유가 없기에 서로를 챙길 여유가 없고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 속에서 오해가 쌓여간다.

아기를 낳고 주변에 도와줄 가족이 있거나 하면 낫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맞벌이 + 도와줄 가족 없음.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와 신랑이 더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한 명이 집에서 완전히 육아만 하는 상황은 다를 수 있다. 이것도 엄마 성향에 따라 다르다. 나 같은 경우는 외향형에 집에 있으면 에너지가 쭉쭉 빠지는 느낌이 든다. 나가서 누군가와 수다라도 떨어야 좀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맞벌이가 힘든 이유는 둘 다 일하고 들어와서 힘든데 집에는 돌봐야 할 아기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에너지가 많은 나 같은 사람은 좀 낫지만 에너지 없는 남편은 너무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에너지가 많은 성향의 나도, 지칠 때가 있다.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내가 조금 더 아기를 보고 그런 시간이 늘어날 때마다, 불만이 쌓이고 오해도 쌓이고, 그러면서 싸움이 늘어난다.

내 입장에서는 왜 최선을 다하지 않지? 아무리 힘들어도 아기가 우선이 돼야 하는 것 아냐
그럴 거면 왜 낳았어 잘하지도 못할 거면서
난 진짜 누워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아니면
상대방을 도와 육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힘들다고 책임을 미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남편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나고
좀 더 쥐어짤 수는 없는가 닦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또 그만의 사정이 있다. 나보다 더 힘든 육체노동을 하고 있기도 하고, 아기가 없을 때도 누워있는 걸 좋아하고 잠도 많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나처럼 하기 바라는 것은 무리다.
나도 그것을 머릿속으로는 아는데 막상 게으른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화를 내기보다
내가 왜 화가 날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1. 그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다.
(나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2. 그동안 나만의 시간이 없었다.
(여태껏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이 없었다.)
3. 성취지향형인 사람인데 육아를 하는 동안
뭔가 이룬 게 없어서 힘들다.
(아기를 잘 키웠다는 뿌듯함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계속 불만이 쌓이는 것 같다.)
4. 일이 많아졌다.
(현재 일하는 직장에 사람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
5. 명상을 하지 않았다.
6. 지나치게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남
(사람을 만나는 동안 내 시간은 줄어들었다)
이유를 찾아보니 많았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내용의 포스팅이지만
이미 아기가 있는 부부라면 이혼을 쉽게 생각할 부부는 없을 것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개선할 방법을 찾아 노력할 것이다. 관계가 곪아 터질 때까지 두어선 안 된다. 어쨌든 남편이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중독 혹은 폭력 등등)
대화의 문제라면 노력해봐야 한다.

어쨌든 결혼은 어렵다.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사람을 골라서 만나도 힘들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모든 사람은 이기적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유전자조차 이기적이다.

내가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고 홀로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면 결혼은 하지 않는 걸 추천한다.
성취에 대한 욕구가 높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모두 결혼은 제발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결혼은 답이 아닌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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