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딸은 원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딸 바보라는 말도 생기고 임신을 하고 주변에 다 물어보면 딸을 원한다는 말을 주저 없이 하기도 한다
물론 나도 그랬다. 임신을 했을 때 아들이든 딸이든 난 다 좋아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 마음속 깊이 나는 딸을 낳고 싶다. 딸을 낳는다고 생각하면 둘이 나가서 같이 카페를 가고, 서점을 가고, 네일아트도 받고 등등
이런 상상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런게 어쩌면 다 나의 이기심의 발현이 아닌가 싶기도하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남아선호가 많았다. 한 반에 4명 정도 남자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남자 4명은 여자 짝꿍을 가질 수 없었다. 그때는 그걸 이상하다 생각하지 못했고, 우리 집은 특히 딸만 둘이라 남아선호사상을 몸소 겪은 적도 없다. 우리 아빠는 내가 처음 나왔을 때 딸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냥 한 명만 낳아서 기르자 했고 엄마는 시댁의 눈치를 보며 그래도 아들을 한 명 더 낳아야 할 것 같은 압박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긴 하다. 그러나 둘째도 여자였고, 엄마가 낳고 나서 약간 실망하셨다는 말을 나중에 한참 지나고서 하셨다. 그말을 듣는 내 동생은 어땠을까 기분이 안 좋았을 것 같다.
남아선호. 그땐 왜 그랬을까
가문을 이어야 한다. 이것도 분명 큰 이유였겠지만,
아들을 낳으면 노후보장이 된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좀 슬퍼지기도 했다. 아들을 선호하는 이유가 내 노후를 책임질 수 있어서라니.
여아선호는 어떨까
딸을 낳으면 나의 마음을 더 잘 공감해 줄 것 같고,
아들보다는 좀 더 쉬울 것 같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이것도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가끔 보면 아들 둘셋 키우는 엄마들에게 딸 가진 엄마들이 얼마나 힘들겠냐 하고 고생스럽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데, 아들 가진 엄마들은 이게
기분 나쁠 수도 있다. 아들을 낳아서 위로를 받아야 하다니. 이런 경우를 종종 봐서 제발 티는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들은 아들대로 장단점이 있고, 딸은 딸대로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물론 머리로는 다 알지만 노력해야지 바뀌는 것이다. 최대한 우리 아이들이
편견 속에 성장하지 않았으면 마음에서 글을 써본다.
딸 한 명 있는 나. 이건 나를 위한 글이기도 하다.
가끔 엄마들을 만나 나도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가 되면 개소리를 내뱉을 때가 있어서 그렇다. 침묵은 금이다. 침묵을 참지 못해 던지는 말들이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아들 엄마들에게 제발 힘들겠다 고생하겠다는
말을 하지 말자, 그리고 아들인데도 참 얌전하다라던가 그런 말도 좋은 것 같진 않다 조심해야겠다.
내가 자란 탓을 하고 싶지 않지만 한국에서 자라면서
이런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고 듣고 자랐다 보니
나도 그러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본다.
외모칭찬이라던가, 아들인데 딸처럼 이쁘네요. 라던가
이 말도 조심해서 가려서 해야 할 말인 것 같은데
자꾸 그런 말들이 입에서 나올 때가 있다.
그럴 땐 무조건 "귀엽다"로 퉁치자
나는 아들이든 딸이든 "아기가 너무 귀여워요"하고 말을 아낀다. 지나친 외모 칭찬도 독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장 아기일 때는 모르겠지만 커서 알아들을 수 있는 상황에 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아든 남아든 "귀엽다"라고만 말하는 내 반응에
서운하지 않으셨으면. 이게 맞는 것 같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건
내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남아든 여아든 다들 세상에서 둘도 없는 귀한 생명들이니.
다들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아선호 남아선호하는 말들이 누군가에겐
폭력일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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