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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민자의 일상

오랜만의 번아웃. 맞벌이 육아는 힘들다.

by 읽고쓰는사람 202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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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으로 산지 7개월.
처음에 일 복귀하고 마냥 좋았던 것 같다.
드디어 마음 편하게 점심을 먹는구나 하고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기 어린이집에 내려놓고 출근을 하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일터로 향했다.
일터에 와서는 아 그래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야
하는 생각도 했는데.
모든 것이 익숙해진 지금 왜 번아웃이 온 것일까.

생각해보면 가장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은
반복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때문에 기력을 잃은 것일까?

번아웃이 찾아온 건 휴가 전부터 였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 문득 들었다.
누워있는데도 더욱 격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아기를 보는 것도 힘들어서 기계적으로만 반응히고 있는 내 자신을 보곤 상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는 변한 엄마 때문에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맥주를 들이키고 좋아하는 간식을 먹었다.
틈틈히 초코파이를 집어먹고.
점심은 라면이나 떡볶이로.
저녁은 밀키트

한동안 이렇게 살았다. 그때그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문제는 그게 결국 내 발목을 잡았다.
몸에 안 좋은 것들이 쌓이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일터에서도 집중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꾸 깜빡깜빡하고. 직장 동료들에게도 맘브레인이라 그렇다고 변명을 했다.

번아웃이 맞는 것 같다. 집중하기가 어렵다.
자꾸 아기 재우며 나도 같이 자버리고
내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내 시간을 가져도 유튜브나 자극적인 영상들을 보며 흘려보낸다.

아까운 내 시간들
그 시간을 조금 더 나를 케어하는데 써야한다.
근데 손하나 까딱하기가 싫다는 게 문제다.
언제쯤 괜찮아질까

적극적으로 개입이 필요한 상황인건지
아님 조금 시간이 필요한 건지 궁금하다.
지금 내가 목을 졸리고 있는 상황인건지
그냥 물이 배까지 찬 상황인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글을 적을 수 있다면
목을 졸리고 있는 상황은 아닐 거라고 생각중이다.

그래도 최대한 나만의 휴식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뭔가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건 쉽지 않다. 제발 쉬자. 명상이 참 어려워진 요즘이다.
이렇게 항상 각성된 상태로 살다간 죽겠다.

모든 세상의 워킹맘 워킹대디 화이팅.
아기는 자꾸자꾸 크는데 일하느라 자라는 모습을 놓치는 거 같아 너무 아쉽다.
항상 훌쩍 커버린 거 같은 우리 아기.
엄마의 우선 순위는 항상 너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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