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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나도 몰라서 공부하는 페미니즘 / 페미니즘이 거칠다고?

by 읽고쓰는사람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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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여자로 태어나 겪는 불평등


우리 집은 딸 밖에 없어서 그런가 나는 불평등을 느끼지 못하고 자랐다. 엄마는 항상 우리에게 경제력이 있으면 혼자살라고 우스갯소리처럼 말씀하셨지만 그 말은 내게 강력하게 박혔다.

내 입 하나를 챙길 정도의 경제력이 생겼고,
내가 사랑하는 일이 생겼을 때 내 곁에 항상 있어주던 남자와 결혼을 했다.

운이 좋게도 나는 여자라서 멸시를 당한 적이 딱히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다. 우리 부모님은 상당히 열린 사고의 분들로 특히 아빠는 내게 자식은 한명만 낳아라 너는 아기 낳는 기계가 아니다 라는 말을 하셨다.
베이비붐 세대의 아빠에게 그런 이야기를 기대하는 자식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한 적은 없다. 딸을 임신 했고 페미니즘에 대해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혹시 상처 주는 말을 해서는 안되니까.

아직도 모호한 것은 있다. 밤에 여자 혼자 돌아다니는 건 위험하다고 한다. 나도 그 말에 공감한다. 이 세상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범죄 스릴러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나는 밤에 절대 혼자 나가선 안될 것만 같다. 그렇지만 이 말을 남편에게 듣는다면 화가 날 것 같다.
여자니까 밤에는 돌아다니지마
약간 인종차별처럼 내가 내 얼굴이 노랗다고 하면 괜찮은데 다른 사람이 노랗다고 지적하면 화가 나는 그런 맥락이다.

이 책을 읽으며 대부분 작가와 같은 마음이었다.
페미니즘은 왜 거칠까에 대해서는 물론 같은 마음이지만 다르게 접근 해야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강하게 투쟁하되 부드러울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페미니즘에 관심이 전혀 없는 내 또래의 남자를 만났다고 치자. 그가 혹시 페미니즘에 무지한 말을 했다고 당장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성차별주의자로 몰아세우는 것은 옳은 것일까?

나는 캐나다에 살면서 “혹시 중국인이냐?” 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다. 이유는 그 분들의 표정과 뉘앙스를 보면 안다. 진짜 인종차별주의자라 그런 말을 했는지 아니면 세대가 달라서 문화차이에 무지해서 그러는 건지 조금만 관찰하면 알 수 있다. 물론 내가 기분이 나빴다면 그건 인종차별이 맞을 것이다.

화를 돗구는 말들이 있다. “사회생활 참 힘들어 나는 내게 시집오는 여자는 이런 고통 안 겪고
살림이나 하고 아기나 잘 키웠으면 좋겠어. 나한테 시집오는 여자는 진짜 좋을 것 같지 않냐”
(본문 중)
이런 말은 진짜 나를 분노하게 만들 것 같다.
우리 신랑이 저런 소리를 했다면 절대 결혼을 못했을 거라고 장담한다.

저 말 하나에 얼마나 많은 성차별적인 발언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나도 저자처럼 한국 예능들은 잘 안보게 된다. 남자들도 화가 날 것 같다. 남자도 얼마든지 요리 잘 하고 살림을 잘 할 수 있는데 혼자 살면 딱하게 본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페미니즘은 사실 여자만 좋자고 하는 게 아니다.
둘다 동등하게 책임을 지자는 것이다. 남자들
중에서도 혼자 부인과 아이를 부양하는 것이 부담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회사가 여자들에게
출산휴가를 주어야 하는 이유는 남자가 편해지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나의 아내가 출산 휴가를 갖지 못하면 경제적 부담은 남자에게 다 지워지는 거니까. 여자를 고용할 때 출산 휴가를 보장해 준다면 여자는 임신 후 다시 일터로 돌아갈 것이다. 그 여자는 나의 아내일 수도 내 딸일 수도 있다.

외모칭찬에 썩어가는 한국

한국은 외모지상주의가 심각하다. 한국에 살며
외모에 대한 코멘트를 무수히 많이 듣는다. 내가 캐나다에 살면서 좋은 점은 꾸밈 노동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여기는 적어도 선택권이 있다.
아무도 내 외모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는다.
화장을 해도, 안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그렇지만 한국에선 일단 만나면 살이 빠졌다
이뻐졌다 이 말엔 강력한 힘이 있다. 나는
칭찬도 조심해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일시적으로는 기분이 좋을 수 있지만 들을수록 나는 그 기대에 미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와 같이 나는 언제부턴가 외모칭찬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가끔 튀어나오긴 한다. 그렇지만 최대한 코멘트를 자제한다. 한국에는 생얼로 나오면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회사에 출근할 때도 마찬가지다. 옷이 어떻고 신발이 어떻고 지적당한다.
제발 이 문화가 사라졌으면 한다. 이때문에 한국은 선택권이 없어진다. 꾸밀 자유가 있다면
꾸미지 않을 자유가 있어야 되는데 그게 없다는 것은 문제다.

나는 탈코에 부정적이었던 사람이다. 이유는 그냥 그렇게 하면 내가 화장을 하면서 누리는 것들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의 말에 100퍼센트 공감했다. 우리나라는
탈코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조금의 자유를 가질
수 있게 개인이 노력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화장을 해야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경쟁에서 뒤쳐지는 기분은 들 것같다.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한국 사회에서은 특히
그렇다. 요즘은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남자들도 많이 꾸며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힘들어하는 남자도 분명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좀 어색하지만 화장을 하지 않고 자유롭데 돌아다니는 여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받아들이기 쉬워질 것이다. 난 캐나다에 살고 있으니 한국가서 눈치볼 사람이 없으니 생얼로 돌아다녀볼 생각이다. 자존감에 상처는 좀 입을 것 같긴 하지만!

책을 읽은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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