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리뷰. Free Solo.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

Free SoLo

프리솔로잉? 아무 장비도 없이 암벽을 오르는 스포츠를 뜻함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어 검색하다가 프리 솔로를 알게 됐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하다가 이건 미친 짓이야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서른이 넘고 생활이 안정되면서 반대로 살아있다는 느낌은 많이 느끼지 못하게 됐다. 이십대에는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두근거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설렌다. 나의 이십대는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새로웠다. 때로는 어렵고 긴장되고, 사람들에게 상처도 받고 사회 속에서 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서른이 넘어 일생의 동반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차를 사고 집을 사고, 임신을 하면서 누구나가 겪을 인생의 계단을 밟아 올라가고 있다. 조금은 지루하고, 일상의 무료와 권태에 익숙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안정 속에서 행복함을 느낀다.

프리솔로잉을 하는 알렉스를 보며 의문이 들었다. 저렇게까지 자신을 증명시켜야하는 이유가 있을까 싶으면서도 세상 속에 자신이 살아갈 자리를 만들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삶이 하는 것은
스스로 우뚝 설 작은 공간을 마련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프리 솔로는 암벽 등반가 알렉스의 별다를 것 없는 일상과 엘 캠이라는 암벽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직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암벽을 알렉스는 몇 년간 꿈꿔왔다.

프리솔로잉은 상당한 집중력과 완벽을 요구한다. 알렉스는 프리솔로잉에 특화된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뇌를 mri 로 찍어보았는데 위험을 감지하는 부분이 다른 이들에 비해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일반인과 다르게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거의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프리솔로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알렉스가 암벽을 타는 마지막 15분 동안 나는 호러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한 공포감에 휩싸여 안절부절 했다. 그가 위험 구간에 들어섰을 때
알렉스의 숨소리와 발 하나 하나가 잊혀지지 않는다. 이걸 실제로 보고 촬영하는 카메라 감독들의 심정은 절망적이었을 것이다.

알렉스는 성공한다. 그는 그제서야 미소를 보인다. 살아있음에 더욱 감사하는 순간.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프리솔로잉에서 그는 또 살아남았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그에게 감동을 받았다. 알렉스의 등반을 보며 나도 저렇게 절실히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순간들이 있었을까 생각해보았고, 약간의 자극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살기위해 극도로 집중하는 그의 모습에서
내 삶을 자세를 점검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