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
그밖에도 다양한 수상내역을 보유한 영화 미나리를 드디어 봤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였다.
왜 우리는 큰 일이 닥쳐야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걸까
모니카가 엄마가 가져온 고춧가루와 멸치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는 나도 어제 엄마가 해준 멸치볶음을 택배로 받았기 때문이다.
어릴 땐 그렇게 좋아하지 않던 반찬이었는데 캐나다에 이민 오고 못 먹게되니 얼마나 그리운지...
엄마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가까이 살아 자주 보고 살면 좋을 걸
이민을 참 많이 망설였다. 한국은 싫었지만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는 게 쉬운 날은 아니다.
매년 가리라 다짐하고 비행기 마일리지를 모아 왔지만 코로나로 인해 갈 수 없게 됐다. 어떻게든 가려고 하면
갈 수는 있었겠지만 막상 이민 오면 뭐든 쉽지 않다.
머리로 생각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비행기표를 예매해서 가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보통의 영화라면 있어야 할 기승전결이 여기에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지나친 과장이나 갑작스러운 사건전개는 없다.
한 이민자 가족의 삶을 영상으로 남겨 편집하면 잔잔하지만 진실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미나리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미나리가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다고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보는 것은 좋지 않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나도 기대를 좀 많이 하고 봐버려서 기대에 못 미친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좋았던 점은 영화 내내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라던가, 물이 흐르는 소리가 너무 좋았다.
풍경도 예뻐서 보는 내내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시골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질지 몰랐다.
미나리 보고 나니까 더 리틀 포레스트 라는 영화도 더 보고 싶어 진다.
미나리 정 아이삭 감독님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그런가 영화가 현실적이다.
마치 1980년대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아내는 현실적이라 농장이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비가 며칠째 내리지 않는 상황에서 아버지 제이콥은 피가 마르고 할머니 순자는 뇌졸중으로 몸을 불편해진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고 힘든 상황 속에서 가족은 더욱 뭉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에 불에 타버린 창고를 보며 제이콥과 모니카는 다시 서로를 일으킨다.
아이들은 길을 잃어버린 할머니에게 같이 집으로 가자고 말한다.
그렇게 가족은 다시 일어난다.
할머니가 심은 미나리를 수확하며 가족은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미나리는 소박하지만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뜻하고
어디서나 잘 자라는 잡초 같지만 영양분이 많은 좋은 식재료다.
제목을 진짜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역할을 한 윤여정 님은 진짜 어떤 역할이든 자연스럽게 소화하시는 모습이다.
역시 여우조연상 타실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최고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뷰티풀 보이 영화 아마존 프라임 티비 추천. 마약 중독자의 가족의 삶. 살아있는 사람을 애도한다는 것 (0) | 2022.03.13 |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참을 수 없는 고통에도 삶은 이어진다. (0) | 2022.03.05 |
몬스터 호텔 4 리뷰 : 몬스터가 된 인간/ 인간이 된 몬스터 (2) | 2022.03.02 |
콰이어트 플레이스 2 리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자꾸 볼륨을 높이게 만드는 영화 (0) | 2022.03.01 |
틱,틱…붐! 넷플릭스 영화 리뷰. 남은 생을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을까? (0) | 2022.02.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