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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래비티 영화 - 알폰소 쿠아론 감독. 아름답지만 공포스러운 우주를 보다

by 읽고쓰는사람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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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다.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어서 남편이랑 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우주 속으로 들어가서 헤엄치는 황홀한 기분으로 시작하지만 다시 지구를 밟기는 쉽지 않았다.

바로 옆에 지구가 있는데도 닿을 듯 닿을 수 없는 거리
우리는 가끔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소중함을 잊어버리곤 한다. 항상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닿지 않으면 두려움이 엄습한다. 공기나 중력 같은 것도 항상 주변에 있기에 소중함을 모르지만 우주에서는 너무
그리운 것들이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아 공중에 표류하는 인물들을 보며
어마어마한 공포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지구와 멀어지는 순간. 혼자 남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아무도 없이 암흑에 남겨진다는 것은 차마 상상하기 힘들지만 주인공들은 포기하지 않고 삶의 끈을 놓치 않는다.

산드라 블록의 연기가 대단하다. 죽기를 결심했으나
그녀의 무의식은 아니었나보다. 소화기를 이용하는 그녀의 생존 본능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라이언이 우주선 내부로 들어왔을 때 태아의 모습으로 잠깐 쉬는 그녀의 모습이 더없이 편안해보였다. 그녀에겐 딸이 있는데 모성애가 그녀를 살린 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상미는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비티에서 특히 빛나는 것 같다. 우주선을 향해
쏱아지는 파편들 조차 아름답다. 우주가 내게
주는 이미지가 그렇다. 유튜브를 검색하다보면
우주 공포 영상이 있는데 그걸 보며 아름답지만 두려움도 함께 느낀다. 내가 우주 안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라이언이 겨우 돌아와 물에서 헤엄쳐 나오는 모습이
마치 아기가 엄마 양수 속에서 세상으로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벅찬 기분이 들었다. 라이언은 모래를 손으로 움켜쥔다. 그토록 원했던 땅의 감촉. 모래를 손으로 쥐며 행복해하는 라이언의 모습이 나오며 끝나는 영화.

깔끔한 마무리가 더욱 큰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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